디자이너 임고운과 코런트 파운더 김시성이 이야기하는 변화

두 디자이너의 변화에 대한 이야기

임고운 디자이너는 다양한 필드의 작업을 즐기며 여러 시선을 이야기하는 디자이너입니다. 

김시성 파운더는 창의적인 방식으로 커피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인 코런트(Colaunt)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들에게 영감을 주는 것들은 무엇일까요?

'더 나은 세상 이전에 더 나은 나에대해 더 관심이 많은 요즘이에요.

지속 가능한 디자인에대해, 오래 함께할 수 있도록

구성과 질이 좋은 것들을 제 곁에 두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고운 2020년은 모두에게 잊지 못할 해가 될 거예요. 물론 저에게도 그래요. 우선 새로운 일을 하게 되었고, 시성을 만난 해기도 하죠. 언젠가 어머니께서 제 인스타그램 피드를 쭉 보시더니, “제일 멋지고 환할 때 마스크로 다 가려놨네” 하시더라고요. 마스크로 덮인 모습들을 다소 답답하게 느끼셨나 봐요. 그럼에도 저에게는 정말 감사한 해이기도 했습니다. 멋진 고모와 함께 일을 하게 되었고, 사랑하는 가족과 많은 시간을 보냈고 또 시성을 만나고 ‘코는 트’라는 아주 멋진 공간에서 감사한 인연들을 만나게 되었죠. 작년 어떤 옷을 입었는지 구글 드라이브를 훑어보니 멋을 포기하지 않는 편안한 룩을 즐겨 입었던 것 같아요. 20대 초반엔 불편을 무릅쓰고 멋을 고집했다면, 요즘엔 집 앞에 나온듯하지만 무릎이 나오진 않은 데님(특히 Levi’s 701 그리고 Anatomica)을 즐겨 입었던 것 같아요.


시성 코런트를 운영하기에 앞서 호주에서의 4년의 기간 동안 워킹홀리데이와 유학을 통해 견문을 넓힌 게 큰 도움이 되었어요. 호주를 가기 전까지만 해도 패션 쪽에서만 업무를 하다 보니 큰 틀을 벗어나 본 적이 없었고 획일적인 사람이었죠. 호주를 가서 커피를 좋아하게 되었으며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을 만나게 되는 환경이 조성됐어요. 그렇게 자연스럽게 여러 분야의 사람들을 만나고 얻어지는 영감을 통해 현재의코런트 그리고 제가 있는 것 같아요. 코런트의 오픈 스토리이기도 하지만 내가 호주에서 유학을 할 당시에 머물렀던 집에 세탁기가 없었어요. 자연스럽게 동전 세탁소를 이용하게 되었으며 세탁을 기다리면서의 시간 동안에 나눴던 사람들과의 대화들, 매거진들을 통해 다양한 영감을 얻었으며 그 영감을 통해 탄생된 곳이 코런트에요.

 

작년과 올해는 사실 코런트에서 보낸 시간들이 많았어요. 코런트는 제가 운영하는 작은 쇼룸 겸 아지트이며 바쁜 현대사회에서 잠시 편하게 머물다 갈 수 있는 공간으로 세팅했죠. 전 스타일에 딱히 정해진 틀을 두지 않아요. 스타일링을 할 때 트랜드를 따라서 입는 것도 있겠지만 그냥 내가 좋아하는 브랜드와 가지고 있는 옷들로 매칭하려고 해요. 나에게 영감을 주는 컨텐츠는 코런트 주변으로 있는 갤러리들 예를 들면 삼청동에 있는 PKM 갤러리와, 국제 갤러리, 그리고 국립현대미술관이 있으며 부암동에 있는 환기미술관도 무척 좋아해요. 그리고 종로 주변으로 발달되어 있는 개인 갤러리들도 즐겨 찾는 편이에요. SNS 채널을 통해서 시각적이나 영상으로 얻는 영감들도 물론 좋지만 개인적으로 직접 보고 느끼는 게 가장 좋은 영감이라 생각해요.

'너무 많은 것을 가지려고 할 때 오는 스트레스와

그것들을 지키려는데 감정을 많이 소모해요.

비워내려고 많이 노력해요.'

고운


 VISIT

‘아원 고택’이라는 곳을 정말 좋아해요. 말 그대로 고택이라 100년이 넘은 한옥을 그대로 옮겨놓은 곳인데, 처음 친언니가 한국에 왔을 때, 혼자 배낭을 메고 전주로 내려갔고 그때 아원 고택을 알게 되어 저를 데려가 줬어요. 처음 아원을 봤을 때 모든 걸 내려놓게 만드는 편안함과 위로를 받았죠. 지금도 답답하거나 지쳤을 때 찾게 되는 공간이에요.


READ

여러 분야의 책을 읽는 걸 좋아하는데, 어떤 책이든 제 상황에 대입해보는 편이에요. 작년부터 블로그를 시작했는데, 책에서 봤던 단어나 문체를 인용했을 때 희열을 느껴요. 특히 제가 쓴 글을 다시 읽고 또 읽는 것 또한 좋아해요.


WATCH

‘미니멀리즘(Minimalism)’이라는 다큐멘터리를 봤는데, 맥시멀리즘인 저에겐 꽤나 큰 충격을 안겨준 내용으로 기억해요. 너무 많은 것을 가지려고 할 때 오는 스트레스와 그것들을 지키려는데 감정을 많이 소모해요. 비워내려고 많이 노력해요. 


고운(Goun)이 착용한 실버링블레이저 모두 FINNLEE 제품.



FOLLOW

원래부터 건축이나 공간 디자인에 관심이 많았는데, 재작년 처음 방문했던 삼청동에 위치한 ‘EATH LIBRARY’는 외관에서 보이는 돔 형태의 원목 디자인이 마음에 들었고, 특히 들어갔을 때 공간의 향을 맡고 찾아 헤맸던 향이라 놀랐던 기억이 있어요. 처음은 하얏트호텔서 맡았던 향, 패출리 식물에서 나는 향이란 단서만 알아냈고, 그 이후 ‘사운즈 한남’에서 그 향을 다시 맡게 되었죠. 그때도 정확한 향을 알아내지 못했던 향을 이스 라이브 러시에서 마주하게 되었던 거예요. 어렵사리 찾게 된 향과 절제된 공간이 저에겐 정말 큰 영감을 줬어요. 나중에 내 공간이 생긴다면 꼭 이렇게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했죠. 그러면서 자연히 디자이너에 대한 관심이 생겼고, 이곳을 디자인한 양태오 디자이너를 알게 되었어요. 매체를 통해 자세히 볼 수 있다는 점이 가장 좋아요. 잘 모르는 분야이기도 하고 제일 관심이 많은 부분이기도 해서 요즘 관심 있게 보는 디자이너와 공간이에요.


LISTEN

공간에서 제일 중요하다고 느끼는 것 중 하나가 음악인데, 가리는 장르 없이 즐겨듣는 편이에요. 영화와 관련된 음악들을 좋아하는데, 음악으로 그 순간의 장면들이 연관되기 때문이죠. 시성과 첫 데이트 때 갔던 을지로의 ‘ffavorite’ 이란 공간에서 턴테이블로 듣게 된 정원영-가버린 날들 이란 노래를 들었는데 둘 다 동시에 “너무 좋네요!”라고 했던 기억이 있네요. 처음 함께하는 공간에서 처음 듣는 노래까지 완벽했던 기억으로 남아있어요.


LEARN

이것저것 하고 싶은 게 너무나 많고, 애정을 기반으로 한 것들이 다채롭다 보니 한 가지에 열중하지 못하는 그저 ‘산만한 사람’일 수도 있겠어요. 그러나 내가 스쳐 지나온 무수한 점들은 나를 이루고 있고, 그 점들을 어떻게 엮어 나가야 하는지에 대해 고민하던 시기에 가까운 지인들에게서 많은 응원과 격려 그리고 애정 담긴 충고를 담뿍 받으며 성장하고 있어요. 그저 멈춰있지만은 않기를. 느리더라도 나 자신을 잃지 않고 가장 아이다운 본성을 평생 몸에 지닌 채 나답게 살아가려 하는 마음가짐을 배우려 해요.


CHANGE

많은 것들이 변화하고 있고 비대면 시대에 몸은 멀어져도 마음만은 가깝기를 바라며 비대면으로 소통을 하려 노력하고 있어요. 남들보다 한발 앞서고 싶은 욕심도 있고 더 나은 세상 이전에 더 나은 나에 대해 더 관심이 많은 요즘이에요. 지속 가능한 디자인에 대해, 오래 함께할 수 있도록 구성과 질이 좋고 제 기능에 충실한 것들을 제 곁에 두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고운(Goun)이 착용한 블라우스와 시성(Sisung)이 착용한 실버링 모두 FINNLEE제품.  


Hug Ring의 스토리 비하인드

사실 저는 모든 관계에 있어서 적당한 거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었어요. 어떤 책에서 “관계는 난로 같아서 너무 멀지도 너무 가깝지도 않게 적당한 거리가 필요하다.” 라는 문장을 접했고 격한 공감을 했었죠. 그렇지만 자의가 아닌 바이러스로 인한 거리두기는 심적으로 모든 사람들을 지치고 또 예민하게한다는 생각을 했어요. 멀리가지않고 제 자신만 봐도 느낄 수 있었거든요.힘들고 지칠 때 힘내라는 말보단 꼬옥 안아줬을 때 큰 위로를 받았던 적이 있기에 저또한 제가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로해주고 싶었어요. 거리를 두는게 서로를 위하는게 되어버렸으니 안아주는 형태의 허그링을 디자인해봤어요. 모양을 봤을 때 두 팔을 벌려 손가락을 껴안아주는 형태를 표현하고 싶었어요. 하루 빨리 코로나가 종식되어 갑갑한 마스크 벗어던지고 서로를 있는 힘껏 안아줄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서요.

'영감은 사회적, 시대적 현상을 반영한다고 생각해요.

변화를 받아들이면서 변화를 통해 파생된 영감을

내 것으로 만드는 것이야 말로 진정한 발전이라 느껴요.'

시성 


VISIT

호주의 멜버른을 사랑해요. 위에 작성한 내용대로 멜번의 저에게는 제2의 고향이나 다름없죠. 두번째로 좋아하는 도시는 일본의 교토에요. 현대적이며 도시의 도쿄보다는 오히려 조금은 조용하고 고즈넉한 도시들을 좋아하는 경향이 있어요. 교토를 처음 갔을 때 일주일정도 교토에 머무르며 자전거를 타고 곳곳을 돌아 다닌적이 있는데 무척이나 더웠지만 좋아하는 카페들과 가모강을 여유롭게 즐길 수 있어서 너무나도 좋았어요. 오히려 하루일정으로 갔던 오사카가 너무나도 번잡한 도시라고 느껴졌을 정도였으니까 말이죠.


READ

자기계발의 서적보다는 소설 또는 매거진을 즐겨봐요. 작가중에서도 사실 일본의 대표 작가인 무라카미 하루키를 좋아하며 그의 책 중에서도 노르웨이의 숲을 무척이나 좋아해요. 가끔 생각없이 책을 읽고 싶을 때 생각나는 책이에요. 매거진은 시장규모가 작지 않아 다양하게 접할 수 있어 너무 좋으며 특히나 좋아하는 매거진은 페이보릿, 비매거진과 일본의 대표 패션 매거진인 뽀빠이(POPEYA)에요.


WATCH

사실 긍정적인 기운의 영상들은 잘 보는 편은 아니에요. 출, 퇴근길에 이전 MBC에서 했던 프로그램인 무한도전을 보는 편이에요. 출연진들이 주는 긍정적인 영향과 무모했던 도전들이 지금의 현재의 도전하는 나의 상황과 많이 닮아있는 것 같아 틈틈이 보고 있어요.


FOLLOW

페이보릿이라는 출판사를 좋아하며 그 중에서도 페이보릿 매거진을 좋아해요. 그들만의 다양한 방식으로 국내에서 활동하는 브랜드 또는 아티스트들을 소개하죠. 내가 알고 있던 브랜드들의 단면적인 부분들 이외의 더욱 더 그 브랜드들과 아티스트들을 이해하고 이해를 통해 나에게 발전할 수 있는 영감이되기도 해요. 을지로에 소통을 위한 아지트 같은 공간을 운영중이고 양질의 컨텐츠를 기반으로 소통하는 보습이 참으로 배울 점이 많아요.


LISTEN

현대 대중가요 보다는 80-90년대의 음악을 더 선호해요. 우연한 계기로 고운이와 방문하게 된 을지로의 페이보릿이라는 공간이 있어요. 턴테이블에서 흘러나오던 정원영씨의 가버린 날들이라는 노래와 그날의 온도, 냄새, 분위기들이 너무나도 생생하게 남아 한동안 정원영씨의 음반을 플레이리스트에 넣어 다닌 적이 있어요. 


LEARN

‘지금 이 순간을 즐겨라’라는 말이 있죠. 살아오면서 내일이나 먼 미래를 생각하며 타협하고 살았던 저에게 이 말은 큰 깨우침으로 다가왔어요. 당장 내일 어떠한 일이 벌어질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먼 미래를 생각하기에는 내가 살아가고 있는 현재가 소중하다는 걸 뒤늦게 깨닫게 되었죠. 무작정 현재를 즐기기가 아닌 반대로 하루를 어떻게 후회없이 살아가는지에 대해서 깊게 생각하는 기회가 되는 것 같아요.


CHANGE

변화를 두려워하기 보다는 변화를 받아들여 내 것으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하나의 예로 2020년 코로나로 인해 일상생활 속 많은 변화가 있었고요. 사람들간의 소통이 대면이 아닌 비대면(언택트)으로 이루어지는 시대가 되었으며 마스크는 필요가 아닌 필수가 되었어요. 영감은 사회적, 시대적 현상을 반영한다고 생각해요. 변화를 받아들이면서 변화를 통해 파생된 영감을 내 것으로 만드는 것이야 말로 진정한 발전이라 느껴요. 더 나은 세상이라는 기준은 사실 정하기 어려운 것 같아요. 더 나은 세상,덜 나은 세상같은 비교는 할 수 없어요. 그냥 지금 살아가고 있는 세상이 더 나은 세상이길 바라며 살아가려해요.

 

임고운(Goun Im @have_b) FINNLEE 봄 여름 컬렉션 제품 착용. 최정선(Jungsun Choi) 촬영. 이혜원(Hyewon Lee) 스타일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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